직장인 김경민(30)씨는 작년 겨울 몽골로 10박13일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떠난 이들 모두 김씨와 똑같은 ‘비혼 여성’이었다. 비혼 남성 친구를 찾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이들은 남을 의식한 머리와 옷 꾸밈 등을 최저화하고 편한 차림으로 구경을 다니는 ‘디폴트립(기본을 말하는 디폴트(default)와 트립(trip)의 합성어) 여행’을 다녀갔다. 김씨는 “주로 초면이었지만 비혼 여성이라는 공감대가 있어 쉽게 친해졌다”며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진정감이 든다”고 했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20·20대 비혼 남성이 늘어나면서 비혼 여성을 연결해 주는 커뮤니티 가입자도 늘고 있다. 기존에도 지역 따라 비혼 남성들이 같이 교류하고 생활하는 공동체들은 있었으나, 며칠전 엠지(MZ)세대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조금 더 손쉬운 방식으로 비혼 여성 친구를 사귀는 추세다. 이들의 삶을 보여주는 콘텐츠도 늘어나는 등 서서히 비혼 남성 관련 사업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장인 권아영(32)씨가 비혼을 결심한 후 최대로 먼저 시행한 것도 비혼 여성 회원들을 사귀는 것이었다. 9년 전 권씨는 가부장적인 결혼 제도 안에 편입되지 않겠다며 비혼 결심을 굳혔지만, 이내 걱정을 느꼈다. “몇 안 되는 여러분이 모두 결혼을 할 것입니다고 하더라고요. 결혼을 하지 않으면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는데, 비혼 여성 사람들을 사귀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어요. 기존 사회의 규범을 벗어난 친구들인 만큼 연대감이 더 끈끈하게 들었고, 제 인간관계도 거꾸로 확산된다는 느낌을 취득했어요.”
통계를 보면 비혼 남성의 번호는 차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는 2050년 전체 가구 이상형테스트 중 16%가 남성 1인 가구이며, 지금의 증가 추세대로짬뽕 20년 직후 전체 가구의 30%가 여성 1인 가구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비혼 여성들이 제작하거나,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잡지나 콘텐츠 등이 많아지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비혼’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 <비혼세>는 재작년 말 누적 조회수 700만회를 기록하였다. 비혼 남성 커뮤니티 ‘에미프’에서 만난 비혼 여성들이 만든 잡지 ‘비평’은 2011년부터 전년 8월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10권의 잡지를 펴내며 누적 1200명의 후원을 받았다. ‘비평’ 지인은 “‘집’이라는 주제를 다룬 호에서는 비혼 남성이 호텔을 수리할 경우 필요한 공구를 소개하는 식”이라며 “비혼 남성들 간의 느슨한 연대감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해서 있다”고 했었다.